대표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팀원들이 직접 만든 조직의 원칙.
<들어가며>
이제는 아재SNS가 되어버린 페이스북이지만 타인의 삶을 구경하며 마라샹궈를 먹는 것만큼 존잼은 없기에, 그 날도 페이스북 스크롤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한 대표님이 감격에 차 올린 포스팅을 보게 되었죠. 어느 날 외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못보던 것이 벽에 떡하니 붙어있었다고 합니다.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모아 뭔가를 만들어 포스터로 만든 것이죠. 이름하야
"널위문의 예술을 사랑(하트)하는 방법 10가지"
그래, 사실 이런 걸 많이 봤어요. 또 심지어 많이 만들기도 했죠. 제가 하는 일이 이런거니까요. 근데 좀 이상해. 대표님이 시키지 않았대. 뭐라? 왜 시키지 않은 저런걸 하는거지?..아..아니..할 수는 있지. 하지만 그런 조직원이란 건... 톨킨의 세계관에서도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신의 자손들 같은거 아닌가. 대표님은 모르겠고, 그 신의 자손들이 너무 궁금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미팅은 대표님 빼고, 그 자손들만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널 위한 문화예술>
참, 널 위한 문화예술은 문화 예술 콘텐츠를 통해 예술과 사람들을 연결하는 콘텐츠 회사입니다. 예술이야기란 참으로 고고하고 딱딱하고 진지했죠. 사람들은 왜 내가 입대고 콜라먹다 흘린 것 같은 얼룩이 수 억원에 팔리는 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뭐 좀 알려고 해도 일단 고흐를 넘어 입체파, 야수파, 에네르기파같은 것이 나와버리는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졸음을 참을 수 없죠.
그러나 이 회사가 만드는 콘텐츠란 그 흡입력과 몰입감이 거의 다이슨 익스트림V15에 육박해요. 솔직히 나는 지금도 미술관에 백팩메고 갔다간 입밴당할 것 같은 맹목적 두려움에 휩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널위문의 콘텐츠를 볼 때 만큼은 이곳이 벨 에포크가 따로 없는 느낌을 받게 되죠. 이것을 잘못틀었다간 뜻밖의 예술지식이 쏙쏙 들어와 충격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다음 동영상도 재밌고, 다다음 동영상도 재밌어서 이러다간 너무 박식해질 위험이 충분해요. 이윽고 이렇게 된 이상 누구라도 잡고 '왜 저 그림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지' 비트를 타며 설명해주고 싶은 심정이랄까. 그 내용이 또한 유려해서 내 목에 합격목걸이가 주어지는 건 시간문제.
다만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싫어 그냥 틀어놓고 샤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잠도 자는 것.(이건 안보는 거잖아 미친놈아)
여튼 사람들에게 당최 친해지기 어려운 예술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곳인데, 그 거룩한 성과가 또 부럽습니다.
현재 32만이 넘는 <널 위한 문화예술> 채널과, 47.9만에 달하는 <예술의 이유>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예술전시에 관련한 티켓과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 커머스로써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초창기 때부터 눈여겨보던 곳이고, 투자를 받고 폭풍 성장을 하는 모습까지 듣고 보고 맛보며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노려보고 뭐 그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대단한 포스팅을 봐버린 이상 참을 수 없겠죠. 왜 시키지도 않은 저런 것을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신의 자손이 맞는지. 어디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러 서교동으로 향했습니다.
<소개>
Q.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형식적이지만 먼저 지상에서 하고 계시는 일을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지현님 : 안녕하세요! 저는 널 위한 문화예술(이하 널위문)의 시작을 함께한 존재이자, 현재 COO를 맡고 있는 이지현입니다. 음, 역할은 문화예술 분야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인적네트워크를 만들고, 수많은 자원들을 끌고 오는거, 그리고 멋진 기획을 만드는 게 임무죠! 더불어 이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 좋은 사람들을 데려오는 일, 조직을 운영하고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뭐 이렇게 많아요...
지현님 : 아 사실은, 대우님(대표님 이름)과 저의 역할이 잘 나뉘어져 있어요. 저는 널위문에서 예술 분야에 관련된 부분과 내부 조직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Q. 그럼 대표님은 뭐하시나요?
지현님 : 아 대우님은 편집을 진짜 잘하세요! (대표님은 밖에 있어서 못들었지만, 들었어도 반박하진 못했을 것이다.)
Q. 음?
지현님 : 편집도 잘하고...데이터 분석도 하시고... 주로, 돈을 가져오시죠. 투자나 대외활동 이런 사업적인 것들을 담당하고 있어요.
Q. 다솔님은요?
다솔님 : 아 저는 구독자였다가 공채 때 들어온 성덕이에요. 내부 구성원이나 회사에 관련된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대외적으로 협약이나 계약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업무나 내부 가이드를 만들거나, 휴가관리 등 경영지원분야를 책임지고 있어요. 스낵바를 관리하거나 포스터같은 걸 만드는 복지쪽도 겸하고 있죠.
CHAPTER 01 변화
Q. 널위문이 지금까지 쭉..성장하면서 인원이 적을 때부터 지금 15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들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완전 초창기에 비해 지금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 가장 큰 건 서로 겹치지 않는 업무들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도 되고, 전문적인 직무들이 생기다보니 직무연관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아 그렇다고 소통이 안되거나 친하지 않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히... 업무의 접점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Q. 오 그렇군요! 그럼에도 왠지 관심사는 겹칠 것 같은데요. 뭔가 문화예술 쪽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보면 아무래도 이쪽에 관심있는 분들이 더 많이 들어오게 되지 않나요?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저희가 하고 있는 커머스 분야같은 부분은 오히려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 문화예술쪽엔 아무 관심도 없었던 분들이 합류하시기도 하거든요. 저희도 사업이 잘되려면 역량과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입사의 기준은 아니에요
Q. 혹시 그런 부분이 구성원 사이에 어떤 마찰이나 가치관의 차이를 만들지는 않나요?
그게 저희의 신기한 점인데요. 저희 회사의 특징은 그렇게 관심이 없던 분이 들어와도, 쉽게 물든다는 점이에요.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나봐요. 구성원마다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점점 젖어드는 건 똑같았어요. 진짜 예외는 없었어요. 예를 들어 우리 커머스 리드님은 이 분야에 관심이 크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전문성이 더 중요한 분야니까 그걸 보고 채용한 거거든요. 그 분이 가장 빨리 젖어드셨는데, 입사하자마자 한 달이 안되서, 콜렉팅을 시작하고. 자기 최애작가를 추천하고 막... 엄청 예술계에 빠져드시더라고요.
CHAPTER 02 왜 만들었나.
Q. 오오오오오..세상에. 이게 거의 업무가 재택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그런 영향을 주고받는게 가능한 거군요!! (실제로 인터뷰를 갔을 당시 이 사무실엔 대표님과 COO님 다솔님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인터뷰하려고 나오신거) 그럼, 구성원들을 물들이기 위해... 이런 포스터를 만드신 건 아닌 것 같고. 진짜 궁금합니다. 이거 왜 만드신 거에요?!
사실 저희가 작품도 팔고, 콘텐츠도 만들고. 어쨌든 예술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회사잖아요. 게다가 저흰 지표와 데이터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이런 모습이 자칫 예술을 되게 얕은 단계에서만 움직이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 수도 있었어요. 실제 내부적으론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실제로 일하시는 분들도 그런 매너리즘이나 데이터를 위해 본질을 해치는 액션을 늘 경계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사람이 일하다보면.. 그런 애정과 철학이 서서히 잊혀지잖아요. 또, 스타트업의 특성상 성장의 압박이 필연적으로 있는거고요. 성장과 애정을 동시에 잡고 싶었어요. 예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에너지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죠.
Q. 그래서 이걸 만들자고 직접 제안하신 거에요??
다솔 : 네네, 지침을 만들려고 했던 게 아니었어요. 정말 가벼운 대화에서 시작한 거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회사를 생각할 때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좋은 사람을 한데 모이게 만든 힘이 예술이었고요. 그런 애정으로 우리가 모였는데, 루틴으로 애정이 침식당하는 게 싫었어요. 이 코어를 놓치 않으려면 뭐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거였죠.
Q. 팀원들도 그 얘길 듣고 모두 재밌어 했나요?
네네, 처음엔 그냥 정말 포스트잇에 '내가 예술을 사랑하는 방법' 에 대해 나열하는 것부터 시작했거든요. 그걸 듣고 팀원들이 봇물터지듯 동감해주기 시작했어요. 맞아 맞아!! 우리가 그걸 잊어버리면 안되지!! 하면서 말이죠. 조급하게 시작하지 않았어요. 무게감도 없었고요.
CHAPTER 03 어떻게 만들었나
Q. 오... 진짜 신기해요. 보통은 대표님이 탑다운으로 이런 걸 만들자고 지시나 제안을 하는 것이 보통인데...진짜 바텀업으로 만들어진 거네요. 대표님은 이런 걸 듣고 뭐라셨어요?
각자 포스트잇에 '예술을 사랑하는 방법'을 적게 되었는데, 대표님도 그냥 팀원 중 한명의 자격으로 의견을 적어주셨어요. 누가 무슨 의견을 냈는지 모르게 말이죠. 대표님은 사실 그냥 참여만 했을 뿐 이게 뭘 만들기 위한 건지도 잘 모르셨어요. 사실 저희도 이걸 포스터까지 만들 생각은 없었거든요.
Q. 보통 대표님들이 이런 거 한다고 하면 뽐뿌와서 열정 급발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우님은 되게 진짜 팀원처럼 참여하셨네요. (T신가보다) 이 후의 과정이 좀 궁금합니다.
3월 타운홀 때 그 질문이 처음 나왔고, 포스트잇으로 문구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우리가 일을 할 때 어떤 마음을 되새겼으면 좋겠는지,
나는 예술을 어떻게 애정하고 있는지를 개인당 몇 개씩 적어냈어요.
약 40~50개 이상의 문장들이 모이더라고요. 이 후 각자 팀원들이 써놓은 문장들을 보면서 투표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이런 걸 약 3개월 정도 진행했던 것 같아요.
Q. 오,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요!! 뭔가 논의가 많았었나요?
그렇다기 보단, 너무 뚝딱뚝딱 뽑아내고 싶지 않았어요. 게임처럼 잔잔하게, 스며들듯 만들고 싶었거든요. 어느날 출근해보니 그것들이 적혀있는 걸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진행했어요.
Q. 완전 신기해요. 보통 컬처덱, 조직문화 이러면...동네방네 우리 이거 한다고 떠들고 선언하고 난리가 아니거든요. 근데 그냥 일상처럼 잔잔하게 진행하셨네요!? 그럼에도 저걸 만들면서 특히나 티키타카가 많았던 문장같은 게 있었는지 궁금해요.
하지만, 팀원들 사이에서는 큰 이슈가 없었어요. 모두의 투표와 참여로 만들어진 거라 기호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었죠. 다만 6번째 문장에 <명품백 대신 오직 나만을 위한 작품을 소장한다> 이 문장에 약간 불편해하는 '외부사람'들이 몇몇 있었어요. 명품백은 작품이 아니냐..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다솔 : 저는 심지어 저 문구에 끌려서 콜렉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보면 8번째 문장과 9번째 문장이 <공유한다, 잡담한다>로 비슷한 내용이 나왔거든요. 합칠까 생각도 했는데 따로놨던 이유가 있었어요. 팀원들의 의견을 모으다보니 '저런 비슷한 꼭지들이 많이 나오는구나. 소통에 대한 욕구가 되게 높구나' 싶어서, 2가지가 나와도 충분히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굳이 언어의 결을 맞추기 위해 팀원들의 욕구를 편집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Q. 와 들을 수록... 감탄인데요. 그럼 반대로 특히나 애정이 가는 문장도 있으신가요?
<시장의 평가가 예술의 전부는 아니다> 라는 문장이 있어요. 사실 예술계라는 게... 모든 아티스트가 조명을 받진 못하거든요. 가끔 무대 밖에서 고군분투하거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멋진 아티스트들이 정말 많아요. 오히려 더 많겠죠. 예술을 소개하면서 그 점을 결코 잊고 싶지 않았어요. 유명해지고 대단한 거장들만이 예술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거. 늘 그 뒤엔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다는 사실이랄까요. 사실 저 문장뿐 아니라 모든 문장 하나하나에 사연이 있죠.
CHAPTER 04 포스터에서 끝나지 않고
Q. 정말 뭐랄까요.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로 모인 포스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문장들이 널위문에게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시나요?
음 보셨겠지만, 각 문장에 일부러 넘버링을 하지 않았어요. 단순히 목록을 나열하듯이 적었거든요. 그럼에도 마지막 문장은 의미를 두고 배치를 했어요. '우리가 꿈꾸는 것이 바로 널 위한 문화예술이다' 라고 말이죠. 우리가 상기했으면 하는 미션이었거든요. 꼭 이 회의실이 아니어도 어디에도 저 포스터가 눈에 띄게 했어요. 오며가며 질문들이 머릿속에 남았으면 했죠. 또, 단순히 회사와 업무와 직결되지 않더라도, 개인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랬어요.
다솔 : 저는 저 포스터를 보면서 우리 팀원들이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이 모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루의 시간이 그저 일로만 채워지지 않길 바라요. 원래 가지고 있었던 어떤 애정같은 게 잊혀졌을 때, 다시 영감을 받을 수 있다면 최고겠죠.
Q. 이렇게 얘기를 듣다보니 좀 본질적인 질문이 떠오르네요. 원래 다른 회사들은... 주로 '일하는 방식'이나 '핵심가치' 같은 것을 많이 정의내리잖아요. 하지만, 널위문은 진짜 내가 몸담고 있는 업계를 사랑하는 방법을 규정했어요. 사실 규정이라기보단, 각자가 지닌 신념이나 애정하는 방법을 모았다고 하는게 맞겠네요. 어찌보면 굉장히 감성적이고 가치중심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널위문이 생각하는 조직문화란 무엇인가요?
저희가 생각하는 조직문화는 '믿음'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믿음은 '업무 자체'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Q. 어... 완전히 새로운 답변이네요?? 오히려 지금 붙인 포스터같은게 더 상위의 원칙같아 보이는데 그게 아니란 말씀이시죠?
맞아요. 일단 '일'에서 불만이 생기면 안돼요. 그게 충족되지 못하면 저런 좋은 문구들은 공허하거든요. 먼저 일이 잘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먼저였어요.
Q. 지금 보니, 거의 재택을 하고 계시는데 이것도 그런 것의 하나일까요?
네네, 저희는 창업 당시부터 재택근무였거든요. 하지만 이 재택근무가 팀원분들을 더 에너지있게 일하게 만들고, 오히려 텐션이 떨어진다 싶으면 자유롭게 출근을 하시더라고요. 초기부터 재택을 해서 그런지 저흰 코로나 때도 우왕좌왕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걸 계기로 재택근무를 좀 더 업그레이드 시켰달까요. 재택 근무가 불편한 사람도 있었고, 야행성인 사람도 있었어요. 단순히 하나의 룰을 강요하기보단, 그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된 일하는 방식'이 필요했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퍼포먼스를 최대로 끌어낼려면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했죠. 이렇게 기본적으로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그 위에 한 겹 한 겹 새로운 걸 쌓아가는거죠.
Q. 이, 예술을 사랑하는 방법 또한 또 새로운 레이어 같은 거겠네요.
맞아요. 아래 깔린 게 있으니 위의 레이어도 유의미한 것 같아요.
CHAPTER 05 마지막 질문
Q. 레이어. 좋은 비유인 것 같아요. 전 막 뺑오쇼콜라 이딴 비유를 들려다가... 말 안하길 잘했네요. 자,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널위문처럼 정말 조직원들의 아래에서부터 '우러나와서' 뭔가를 만들길 바라는 조직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런 조직이 만약 널위문과 같은 걸 만들고 싶다면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음...... 완벽히 팀원 관점에서 만든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참여한 문장이 직접 나와야 해요. 답이 정해져 있으면 안돼요. 그거를 진짜들 간과하는게, 바텀업으로 한다 해놓고 모인 의견을 위에서 편집해버리거든요. 정해진 답에 구성원의 의견을 끼워맞추면 안돼요.
지현 : 솔직히 저 3개 냈는데, 하나 밖에 채택 안돼서 시무룩했어요. 하지만...그걸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 10문장 중에 저도 맘에 안드는 게 있거든요. 하지만, 열린 결말처럼 예상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저희 멤버 중 전략 PO분의 경우엔 미술 쪽에 관련된 분도, 애호가도 아니었는데 팀원들에게 공감가는 문장들을 많은 만들어주셨어요. 그 덕에 내부에서 상을 받기도 했었어요. 이렇게 진짜 팀원들을 믿어주고 자발적인 의견들이 오고갈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답이 정해져 있으면 안돼요.